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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랜서 게임 번역가가 되기 위해 필요한 것 (3) - 번역 단가 산정

Edii Kim 2019. 7. 8. 19:04

'번역 단가/요율'은 처음 업계에 뛰어든 번역가도, 베테랑 번역가도 고민하는 부분입니다.

당연히 많이 받을수록 좋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무작정 많이 부르면 업체 입장에서는 안 쓰겠죠.

사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당연한 소리지만) 번역 단가는 철저하게 '본인의 역량에 따라' 결정됩니다.

개인 역량은 모두가 다르므로, 당연히 단가도 일괄되지 않고 번역가에 따라 달라집니다.

따라서 이번 글에서는 금액적인 측면이 아닌, 자신의 첫 번역 요율을 정하는 데 고려해야 할 사항을 다뤄보겠습니다.


 

1. 유사 분야 타 번역가들의 단가와 산정 방법 확인

Proz.com에 올라온 번역가분들의 프로필을 보면, 대부분은 자신의 전공 분야가 따로 있고 게임 번역은 추가로 '할 수 있는' 분야로 넣어둡니다.

게임에 사용되는 텍스트 자체가 크게 어렵지 않다는 이미지가 있어서 그런지, 법률 번역을 하시는 분도, 의학 전문 번역을 하시는 분도 다루는 번역 분야에 '게임'을 하나씩 넣어두시더군요.

'게임 전문 번역'의 요율은 이런 분들을 따라가시면 안 됩니다.

이런 분들의 경우, 번역 경력이 수년씩 되는 분들이며 게임이 아닌 전문으로 다루는 분야가 따로 있어서 그에 대한 요율을 계산한 것이기에, 단가가 게임 전문 업체에서 제시하는 요율과 비교해 매우 높은 편입니다.

 

하지만 단가가 높고 유명한 번역가라고 해서 반드시 게임 프로젝트에 적합한 지식과 경험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영상 번역을 전문으로 하던 번역가가 반드시 게임 번역을 잘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니까요.

 

같은 게임 분야라도 번역가에 따라 자신 있는 장르나 배경이 다르기에 단가에 차이가 생길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밀리터리 FPS 게임 프로젝트가 있다고 했을 때,

'A' 번역가는 애니팡 같은 캐쥬얼 게임만 번역하던 사람이라 자신이 없어 단가를 낮게 불렀습니다. 

'B' 번역가는 FPS 관련 번역을 전문적으로 하기에 단가를 높게 불렀습니다.

 

ㅇ퀄리티 vs 단가 중 업체가 어느쪽을 중시하느냐에 따라 A가 채용될 수도, B가 채용될 수도 있습니다.

'게임'이라는 분야 내에서도 장르에 따라 필요한/본인이 보유한 전문성이 다르기 때문에, 프로젝트에 따라 본인의 단가를 달리할 수 있어야 합니다.

가장 편하고, 정확하고, 쉽게 자신의 가치를 판단하는 방법은, 매우 수동적인 방법이지만 Proz.com등에 자신의 프로필을 올려놓고 업체의 연락이 올 때까지 기다리는 것입니다.

완전 블랙 업체는 제외하고, 대부분의 업체에서는 업계 표준에 따라 요율을 제시합니다.

블랙 업체 확인 방법: 번역가들의 커뮤니티 - Proz.com

 

 

2. 단어당 / 자당 / 장당 요율?

번역 요율은 기본적으로 소스 언어의 분량에 따라서 결정되며, 장, 자, 단어를 세어 산정합니다.

 

대학 시절에 문서 번역 알바를 하셨던 분이면, 대부분은 'A4 1장당 얼마'하는 요율을 경험하셨을 겁니다.

문서 번역의 경우, '문서'이기 때문에 프린트하여 물리적으로 셀 수 있는 A4 용지로 번역할 양을 가늠합니다.

 

하지만 게임 번역에서는 번역물의 내용에 따라 xml, json, html, doc 등 다양한 종류의 파일로 들어오기 때문에, 문서 번역처럼 'A4 몇 장'으로 일괄 정리할 수 없어 잘 사용하지 않습니다.

자당 요율은 한영 번역에서 드문드문, 중한 번역에서 자주 볼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 알파벳을 사용하는 언어들은 한글보다 단어당 글자 수가 많아서, 자당 요율은 영한 번역에서는 극히 드뭅니다.

위의 이유로 분야 관계없이 영한번역에서 가장 표준적인 번역 요율 산정 방법은 단어당 요율입니다.

 

 

3. 자신이 소화할 수 있는 작업량

번역에 입문하는 분들이 하는 실수는 본인이 받고 싶은 금액/월수입을 먼저 산정한 후

1) 그에 맞춰서 번역 단가를 너무 높이 부르거나 

2) 낮은 단가로 자신이 소화할 수 없는 만큼의 작업물을 받거나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접근 방식에 큰 오류가 있는 것이, 프리랜서든 내주 번역가든 한 달에 본인이 받을 수 있는 작업량은 본인의 역량과는 (크게는) 상관이 없다는 점입니다.

 

"일이 몰릴 때는 엄청 몰리고, 없을 땐 아예 없다."는 많은 번역가가 공감하는 진리죠.

이는 게임 콘텐츠의 업데이트와 출시가 특정 시즌에 몰려있는 게임 번역 시장에서는 더욱 그러합니다.

하지만 베테랑 번역가분들이 "일 들어올 때 받아야지"하는 생각으로 단가는 낮지만 한 번에 대량의 작업물을 받을 수 있는 것은, 그동안 쌓인 경험과 자산(게임 관련 TM/TB 등)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제 막 자신의 번역 요율을 결정해야 하는 뉴비 번역가는 아직 자신이 소화할 수 있는 양이 어느 정도인지 알지 못하며, 베테랑 번역가만큼 소화할 수도 없기 때문에 이분들의 작업량 대비 단가를 따라서 하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많은 번역 회사에서 내주 번역가에게 요구하는 일일 작업량은 출발어(영어) 2천~3천 단어 정도입니다.

이는 번역 업계가 수십 년간 굴러가면서 퀄리티를 떨어뜨리지 않고 번역가가 감당할 수 있다고 계산한 결과입니다.

개인 역량과 번역 분야에 따라서 물론 5천, 1만 단어도 소화할 수 있겠지만, 첫 목표 기준점을 이 정도로 잡는 것이 좋습니다.

따라서 게임 전문 번역가의 프로필에 나온 단어당 요율을 따라가되, '나는 초보니까'하는 마음으로 너무 싸게, 또는 '이걸로는 생활이 안 될 거 같은데'하는 생각에 너무 비싸게 잡는 것도 좋지 않습니다.

 

<요약>
1. Proz.com등에서 타 번역가 및 업체가 제시하는 단가와 비교
2. 출발어 단어당 요율로 산정 (페이는 한국 업체가 아니라면 기본적으로 달러로 받는 것이 편함)
3. 첫 목표는 일일 2000~3000 단어(출발어)를 번역한다고 생각하고 계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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