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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랜서 게임 번역가가 되기 위해 필요한 것 (5) - 인내

Edii Kim 2022. 11. 6. 22:37

샘플 테스트를 통과하셨군요?

축하합니다!

이제 한 없는 기다림만이 여러분들을 기다리고 있군요.

 

이번 시간에는 프리랜서 게임 번역가로 발을 내딘 분들이 가장 많이 질문하는   하나인, " 일감이 안들어오지"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1. 게임 번역 일감은 꾸준하지 않다

게임 업계의 특성 상 출시, 업데이트, 이벤트 등이 몰려있는 달들이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게임 출시 등은 7~8, 12~1 몰려있는 경우가 많고, 중간중간 분기마다 업데이트 등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번역이 필요한 텍스트는 1 정도에 몰려서 나올 때가 많습니다. (6~7, 11~12)

이런 경우 일감이 업체의 내주 번역가 만으로는 소화할 수 없을 만큼 미친듯이 들어오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프리랜서에게 일감이 넘어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대로 말하면, (물론 업체나 프로젝트에 따라서 다르겠지만) 이러한 달 외에는 업체에서 프리랜서에게 넘어가는 일감이 꾸준하지 않다는 거지요.

많은 번역가 분들이 비수기 때에는 자기 계발에 몰두하시거나, 맞춰서 휴가를 가시거나, 계약 업체를 늘리거나, 아니면 개인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많은 일을 받을  있도록 준비하시기도 합니다.

 

2. 프리랜서는 차차차선책

제가 재직 중이었던 업체와 계약하신 프리랜서 분이 저에게 일이 들어오지 않는다고, 혹시 업체에 무슨 일이 있냐고 물어보신 적이 있습니다.

일개 번역쟁이인 제가 회사 사정이나 진행 중인 프로젝트를 다 알 수는 없지만(그리고 알더라도 당연히 외부로 유출할 수도 없지만), 확실한 건 게임 번역 콘텐츠 중 프리랜서에게 넘어가는 일감은 전체 파이에서 매우 일부 뿐이라는 것입니다.

프리랜서 게임 번역가는 게임 번역에 있어 Workflow 반환점에 있는 존재입니다.

다른말로 하면 --병을 넘어 ~~~~ 끝에 있는 존재죠.

프리랜서는 하청의 하청의 하청의 하...

 

콘텐츠에 따라서 어느 단계에서 일감을 프리랜서가 처리하는지는, localization workflow에서 프리랜서가 개발사와 얼마나 가까운가에 달려있습니다.

제가 소속되었던 팀은 다른 팀들과 비교해 꽤나 규모가 커서 15개 언어에 내주 번역가를 2명씩 두고 있습니다.

유럽의 개발사가 전일 오후에 작업할 프로젝트를 파이프라인에 올리면, 시간대가 다른 저희 회사의 도쿄 지부에서 이를 번역한 뒤 유럽 본사에서 넘겨받아 검수를 하고 그날 오후에 개발사로 전달하는 방식이지요.

도쿄 지부와 본사에 각각 번역가를 한명씩 두고 있기에 둘 중 한명이 휴가등으로 자리를 비우지 않는 한, 프로젝트가 프리랜서에게 넘어가는 경우는 없습니다.

이건 저희 팀의 케이스이며, 게임 텍스트 규모가 작거나 게임 플레이에서 텍스트의 중요성이 비교적 크지 않은 게임의 경우 프리랜서에게 맡기는 경우도 있습니다.

개발사와 번역 업체 입장에서는 프리랜서를 사용할 경우 가용 여부를 일일이 확인해야하며, 작업자가 바뀌면서 기존 번역 스타일과의 일관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보안이 중요한 게임 자체 텍스트 등 해당 프로젝트 전담 팀이 아니더라도 커뮤니케이션이 편한 업체 내부 번역가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간단하게 말해, 일반적으로 번역 업체 통해 프리랜서 번역가에게 넘어가는 "좋은" 일감은 클라이언트와 프로젝트의 성향에 따라 제한될 있습니다. 

 

3. 프리랜서 샘플 테스트 합격 =/= 업체 채용

게임 번역 프리랜서를 처음 시작하는 분들 중에는 샘플 테스트를 통과한 것을 해당 업체에 "채용" 것으로 오해할 때가 많습니다.

 

프리랜서는 1인 기업이며, 자영업자입니다.

 

편법으로 실질적으로는 근로자인데 프리랜서로 계약하는 악덕 업체가 아닌 이상, 프리랜서는 국내 근로기준법상 일반적으로 근로자로 구분되지 않으며, 이는 모든 나라에서 대부분 동일합니다.

출퇴근 및 근무시간  회사 생활에서 필연적으로 따라오는 제약에서 자유로운 만큼, 업체에서 프리랜서를 보호하거나 반드시 일감을 줘야하는 의무 또한 존재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프리랜서가 일을 있을지 없을지(=수입) 오롯이 자기 하기 나름입니다.

한 업체에서 꾸준히 들어오는 일감이 적다면 계약 업체를 늘리거나, 단가를 조정하거나 일감이 생겼을 업체에서 자신을 선택할 있도록 보다 경쟁력 있는 포트폴리오를 꾸리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처럼, 자신을 포장하여 판매하는 마케팅 영업 능력은 프리랜서 번역가에게 있어 필수 입니다.


 

어쩌면 지금 막연하게 사과 나무에서 사과가 떨어지는 것을 기다리는 것은 아닐까 고민되시나요?

하지만 사과는 결국 언젠가 떨어지기 마련이며, 언젠가는 여러분에게 일감이 떨어질 것입니다.

인내의 시간을 가지고 기다면서 많은 사과 나무를 찾아낸다면, 그만큼 좋은 열매를 많이 찾을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