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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회사 vs 현지화 업체 - 게임 번역가로 취직을 한다면?

Edii Kim 2020. 1. 12. 21:40

이름만 들어도 아는 규모 있는 게임 개발사에서는 자체적으로 Localization 부서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부서의 이름 그대로 당사의 게임의 현지화를 담당하는 부서이죠.

 

대표적으로는 게임 번역과 관련된 글이라면 거의 항상 등장하는 블리자드의 현지화팀이 있습니다.

 

그리고 개발사로부터 현지화 업무를 하청 받아 처리하는 게임 현지화 전문 업체들이 있습니다.

 

단순 번역뿐만이 아닌, 현지화와 관련된 모든 서비스를 담당하는 업체들도 많습니다.(제가 다니는 회사도 있네요.)

 

프리랜서로 활동하는 것이 아닌, 취직을 생각하고 있다면, 위의 두 가지 루트 중 하나를 선택하게 됩니다.

그렇다면 과연 어느 쪽이 자신에게 맞을까요?


 

1. 게임 회사의 현지화 담당

게임 회사의 현지화 담당자는 단순히 게임을 번역만 하는 것이 아니라, 게임 내에 국내 심의 규정에 적합하지 않은 콘텐츠가 들어가 있는지, 게임의 마케팅이 현지 시장에 맞는지, 어느 수준(자막 한글화 or Voice Over)까지 현지화를 진행할지 확인하고 결정해야 합니다.

따라서 단순 번역 능력뿐만 아니라, 현지화 프로세스 및 해당 시장에 대한 넓고 깊은 이해가 필요합니다.

무엇보다 게임의 모든 현지화 결과물을 책임져야 한다는 점도 있고요.

 

게임의 장르/플랫폼에 따라 다르지만, 게임 회사의 현지화 담당 부서에서는 일반적으로 다음 역할을 수행합니다.

1) 인게임 텍스트 번역/검수
2) 게임 관련 콘텐츠 번역/검수
3) 게임 업데이트 영상 자막 번역/검수
4) 홈페이지 게시글 번역/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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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개발자와 해당 언어를 사용하는 지부/시장/커뮤니티 간의 커뮤니케이션
6) 현지화 외주 업체와의 커뮤니케이션
7) 게임 콘텐츠가 현지 시장에 알맞은지 조사 및 검토, 수정 제안
8) Voice Over의 경우 성우 선정 관여

 

개발사 내에서 상주하는 현지화 담당자에게는 물론 번역 능력도 중요하지만, 현지화 프로세스를 관리하는 역할을 책임져야 하는 역할이 더 중요합니다.

어느 정도의 결정권도 가지고 있고, 게임 개발과 같은 맥락에서 움직인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직군입니다.

무엇보다도 '게임 회사'에서 개발자들과 함께 일한다는 점에서 현지화 업체에서 일하는 것과 비교했을 때 커뮤니케이션 부분에서 스트레스가 덜합니다.

 

하지만 생각해야 할 것은, Player Support와 Quality Assurance, Localization의 세 가지는 개발사에서 외주로 내보내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대형 개발사에 상주하는 담당자라 하더라도 게임 번역보다는 외주 업체를 관리/감독하는 임무를 맡는 경우가 많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개발사 내에서 현지화 담당은 PS/QA 직군과 더불어 타 부서와 비교했을 때 페이가 가장 적은 직군에 속합니다.

 

게다가 자체적으로 현지화 프로세스를 전부 해결할 수 있는 큰 회사가 아닌 대부분의 개발사는 현지화를 전문 업체에 맡기기 때문에, 인력이 크게 필요하지 않으며 PM 직무를 겸직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신규 채용 공고가 나는 경우는 드문 편입니다.

입사하기 용이하고 비교적 자리가 잘 나는 국내 게임 회사라면 당연히 한->영 능력이 우선시되며, 영->한 번역이 필요한 해외 개발사의 경우 자리가 얼마 없고 해외로 나가야 한다는 점이 단점이라면 단점이 됩니다.

 

 

2. 현지화 업체의 게임 번역가

게임 회사보다는 자리가 잘 나서 비교적 쉽게 입사할 수 있습니다.

내주 번역가로 채용된다면, 문자 그대로 온종일 게임 번역/검수만 합니다. (물론 다른 업무도 있지만요)

클라이언트(개발사)와 업체 간의 계약 사항에 따라 게임 번역가가 담당하는 현지화의 영역 자체가 달라집니다.

 

 1. 분석  게임 스토리 문서화/친숙화/시장 분석
 2. 설계  게임 용어집 작성/프리랜서 모집/성우 채용/스케줄 작성
 3. 실행  번역/녹음/개발사와 커뮤니케이션/그래픽 작업
 4. 검수  중간 결과물 검수 (번역물/녹음 파일 등)
 5. 테스트  LQA/QA Testing
 6. 납품  개발사로부터 피드백 수용
 7. 유지보수  번역물 수정

<로컬라이징 업체의 현지화 프로세스>

 

필자는 현재 해외의 게임 현지화 전문 업체에서 근무하고 있으며, 특정 클라이언트 전담 현지화 팀 소속으로 해당 개발사의 모든 게임 콘텐츠의 영한 현지화 관련 업무를 소화하고 있습니다.

업체에 따라서는 저처럼 현지화의 전 단계를 번역가가 모두 담당하는 경우도 있지만, 국내 업체는 대부분 보안 문제 때문에 프리랜서에게 번역을 맡기고, 업체 내부적으로는 개발자 빌드를 사용한 LQA와 검수를 수행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게임 자체를 플레이하고 직접 번역한다는 점에서 어찌 보면 가장 흔히 생각하기 쉬운 '게임 번역가'의 모델에 가장 가까우며, 페이는 개발사에서 일하는 것보다는 당연히 덜 받지만, 치명적인 단점이 하나 있으니...

 

번역물의 선택권이 자신에게 없다.

 

개발사로 취직하거나 프리랜서로 활동하는 경우, 원하는 개발사에 이력서를 넣거나 원하는 번역물을 골라서 받거나하는 '번역물의 선택권'이 조금이나마 있지만, 업체 내주 번역가는 그런 게 없습니다.

AAA 타이틀을 번역할 때도, 아동용 모바일 게임을 번역해야 할 때도, 양산형 RPG를 번역해야 할 때도 있습니다.

게다가 개발사와의 커뮤니케이션이 항상 잘 이뤄지는 것도 아니어서, 번역을 수행하다가 질문이 있는데 답변을 받지 못해 결과물이 이상하게 나오는 경우도 많습니다.

업체 영업팀이 무능해서 일감을 아예 못 가져오는 경우도 있고요.

 

정답은 아니지만, 단계적으로 프리랜서 - 내주 번역가 - 개발사 - 프리랜서 루트가 그다음 단계로 진출하기 용이합니다.

충분히 고민하고 자신에게 맞는 옷을 입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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